釉 見퓜타楮 키 환爛求.
 
   

 로그인  회원가입

서북원신부-예수의길을 따라 민초들의땅으로 나아가는사람
유무상통마을  2014-12-30 19:53:14, 조회 : 2,767, 추천 : 217

예수의 길을 따라 민초들의 땅으로 나아가는 사람

[인터뷰] (복)오로지종합복지원 대건효도병원 원장 서북원 신부  


황윤희 기자  



▲ 지난 6월, 오로지종합복지원 원장으로 부임해 온 서북원 신부.      © 안성신문

2014년이 다 갔다. 올해를 보내느라 가슴 한 귀퉁이가 어그러진 듯하다. 잔인했던 봄날의 세월호 참사부터 윤 일병 사망, 청와대 비선실세, 사자방 비리에 땅콩회항, 통진당 해산까지, 눈물로 시작해 비명으로 끝나는 한 해였다. 그와 함께 서민의 삶은 더 어려워졌고, 학생들의 경쟁은 더 심화됐고, 수많은 장그래들이 사회에 편입되지 못하는 자신을 한탄했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은 누구나 근원적이고도 본질적인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최선을 다했다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들. 그 무수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서북원 신부를 찾았다. 그는 지난 6월 오로지종합복지원 원장 신부로 부임해왔다. 오로지종합복지원은 미리내 실버타운 유무상통마을과 사곡동 성베드로의집을 포함해 인근 지역에 10개의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복지재단이다.  

서북원 신부는 이미 20여년 전부터 안성과 인연을 맺었다. 천주교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통해 고삼면과 미양면에 적을 두고 활동을 해왔던 것이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은 농민들에게 생존의 기반을 마련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운동이었다. FTA 등으로 무한경쟁에 던져질 수밖에 없는 시대에 친환경농업만이 살 길이고, 그것으로 생명을 살리고 땅을 살리자는 의미였다. 신자들과 성직자가 중심이 되어 시작한 그 운동은 이윽고 고삼면과 같은 친환경농업의 모범사례를 만들어냈다. 서 신부는 이미 신학대학을 다닐 때부터 농촌과 농민 사목에 관심이 많았다. 현재도 수원교구 농민사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농촌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곳이다. 그는 그런 약하고 여린 것들에 마음을 기울이는 신부다.

당장 1월 1일부터 쌀시장이 개방된다. 높은 관세를 매긴다지만 관세율은 시간이 갈수록 낮아질 것이 뻔하다. 서 신부는 그동안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오랫동안 함께했다. “3대 주권이 있습니다. 에너지, 군사, 식량이지요. 에너지는 물론, 우리나라는 군사에서도 전시작전통제권 준다 해도 안 받는 지경입니다. 그런 가운데 식량만큼은 지키자는 것이었지요. 필리핀을 보십시오. 쌀 수출국이었던 나라가 시장개방 후에 생산기반을 모두 상실하더니 어쩔 수 없이 비싼 수입쌀을 사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서 신부는 이제 더더욱 친환경농업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친환경으로 차별화를 이루고 소비를 이끌어내 생산기반을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쿠바가 미국 아래서 그나마 건재할 수 있었던 것도 유기농을 통한 자급자족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서 신부에겐 국가가 식량 생산기반을 지키려는 연구와 투자를 전혀 하지 않는 상황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런 서 신부에게 이제 노인복지라는 새로운 화두가 주어졌다. 그는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여긴다. 어르신이냐, 농민이냐의 차이일 뿐, 전혀 생소하달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복지원에 의탁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대부분이 신자여서 소통의 거부감이 별로 없다는 게 큰 이점이라고 했다. 신부를 대할 때 스스럼이 없으니 사목활동이나 의사소통에서 훨씬 효율적이라는 뜻이었다.

서북원 신부는 “어르신들이 최대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즉 “죽는 날만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하루를 살아도 삶의 의미를 깨닫고 행복하고 기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그리하여 매일매일 미술치료, 심리치료 등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더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해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것이 그가 지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다. 노년은 유년과 마찬가지로 더욱 각별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생의 마지막이 아름답다면 많은 것들을 용서하고 뉘우칠 수 있을 것이다. 원장신부인 그의 뜻이 전해진다. 우리 모두에게는 인간답게 생을 마감할 권리, 넘치는 애정 속에서 생을 마감할 권리가 있다. 그 길을 서 신부가 살뜰히 보살필 것으로 보인다.
  




▲ 4대강사업 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장장 930일 동안 죽어가는 강가에서 미사를 드렸다.      © 안성신문


  
다시 한 해의 마지막,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질문이 건너갔다. 서북원 신부는 오늘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가 ‘가치관의 부재’에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세월호 사건, 밀양, 4대강, 쌍용차 문제 등등 모든 것들이 가치관을 어디에 두고 사느냐의 문제에서 출발합니다. 이는 왜 사느냐는 질문과도 일맥상통하지요. 사람이, 교회가 왜 존재하느냐 하는 겁니다. 우리 사회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사람에서 경제로 가치관이 변해왔습니다. 제 어릴 적만 해도 농촌에 대동사회, 상부상조의 정신이 있었고 삶은 그런 가치관을 중심으로 공전했지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서서히 우리의 가치관이 사람에서 경제와 돈을 중심에 두는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제 나타나는 것이죠. 결국 우리 스스로 사람으로 가치의 중심을 전환시키지 않으면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 또한 그보다 더한 비극이 발생할 것입니다.”

가치관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라. 근원적인 처방이었다. 근원적이어서 더 멀게 느껴졌다. 그 말은 우리 스스로 속속들이 반성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소리로 들렸다. 우리는 어쩌면 처음부터, 맨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서북원 신부는 사회적 갈등이 빚어지는 곳에 자주 출몰한다. 그런 곳에서 그는 미사를 집전하고 기도를 드린다. 싸움의 방식도 그저 그지없이 평화로운 ‘미사’일 뿐이다. 4대강사업 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장장 930일 동안 죽어가는 강가에서 미사를 드리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그런 행보에 정치적이라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서 신부는 그러한 시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우리의 삶은 정치 안에 있고, 우리 삶 중에 정치 아닌 것이 없습니다. 정치란 바른 다스림이지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그를 제시해주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 비 내리는 강가에서의 미사. 신부들의 미소가 아름답다.      © 안성신문



서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중에 누구를 만났는지 생각해보라 주문한다. “교황님은 세월호 유가족들, 위안부들, 사회적 약자와 소외자를 만났습니다. 교회는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의 교회는 오직 교회 안에서만 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럴 거면 외딴 섬에 교회가 있어도 무방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우리의 교회는 세상의 한가운데 사람 사는 마을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예수가 그랬듯이요.” 예수라는 이름이 먹먹하다. 21세기, 이 자본이 지배하는 물화된 사회에서 예수라는 이름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은 녹록하지 않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버리고 외면하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슴에 안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이 어떻게 사셨습니까? 그가 함께 했던 사람들은 모두 약자, 소외자, 기층 민중들이었습니다. 그는 늘 그 가운데 있었습니다. 또 예수가 어떻게 죽었습니까? 십자가형을 당했습니다. 당시 로마사회에서 십자가형은 정치범에게 행해지는 형벌이었습니다. 예수가 평등을 주창하며 기존의 질서를 깼기 때문이지요. 예수가 그랬듯 우리도, 교회도 기층 민중들 사이에 있어야 맞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2014년 이 땅에 오셨다면 어디로 오셨겠는지 생각해보라 했다. 그랬다. 이 어둡고 막막한 겨울, 예수님이 오셨다면 해고노동자가 올라간 저 높은 곳으로, 오체투지 엎드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저 더러운 바닥으로,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의 가슴으로 왔으리라. 그리하여 서 신부가 악다구니가 오가는 세상의 한가운데로 나아가 기도를 드리는 것도 예수의 길을 그대로 따르는 것일 뿐이었다.

서 신부가 사람들과 함께 불의와 싸울 때 그 싸움은 결과를 보고 하는 건 아니다. 그렇게 싸워봐야 뭐 나아진 게 있느냐, 무의미한 싸움 아닌가, 하는 회의적인 질문 앞에서도 그는 담담하다. “그 분의 삶이 그랬으니 따라가는 것뿐입니다. 실패하고 깨진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곳에 늘 사람이 있으니까 가는 것이고, 오직 그곳에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가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오늘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에게 있는 것은 오늘이지 내일은 아니니까요.”





▲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미사. 뒷짐을 지고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아이의 뒷모습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 안성신문



사람은 누구나 죽고,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해 생전에 그의 성공과 실패를 따지지 않는다. 그 무수한 사람들의 삶과 죽음이 모여 사회를 이룰 것이다. 내가 죽어도 우리의 사회는 면면히 이어진다. 서 신부의 말처럼 오늘 내가 옳은 것을 위해 충실했다면 면면히 이어질 우리의 사회가 좀 더 나은 것으로 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무엇이 어찌되었든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온다.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그 짧은 말을 위안삼아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끙, 하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 보인다. 어둠 속 작은 불을 밝히고 사람의 마을로, 민초들의 땅으로 나아가고 있는 그 사람은 서북원 신부다.

황윤희 기자 948675@hanmail.net


  추천하기   목록보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10098  故안일현(젬마)어머님 선종하셨습니다.    유무상통마을 2015/10/07 221 3009
10097  2015년 10월 축일,생신 잔치    유무상통마을 2015/10/07 276 2912
10096  2015년 9월 축일,생신 잔치    유무상통마을 2015/09/01 265 2765
10095   고 한승원 미카엘 원장님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유무상통마을 2015/08/07 308 2927
10094  2015년 8월 축일,생신 잔치    유무상통마을 2015/08/03 257 2817
10093  2015년 7월 축일,생신 잔치    유무상통마을 2015/07/01 276 2785
10092  세기의 축구대전 동영상    유무상통마을 2015/06/07 253 2874
10091   故최의식(유요한) 아버님 선종  [1]  유무상통마을 2015/06/04 247 2966
10090  2015년 6월 축일,생신 잔치    유무상통마을 2015/06/01 230 2976
10089  멋쟁이 시장 이재명    유무상통마을 2015/05/24 216 2924
10088  보증인이 없어도 입주가 가능한지요?  [1]  서인석 2015/05/23 311 2777
10087  계약기간과 생활비 포함내역이 궁금합니다.  [1]  지란지교 2015/05/22 216 2736
10086  2015년 5월 축일,생신 잔치    유무상통마을 2015/05/04 261 2927
10085  2015년 4월 축일,생신 잔치    유무상통마을 2015/04/01 239 2763
10084  故김쌍금례(헬레나) 어머님 장례미사    유무상통마을 2015/03/27 248 2736
10083  성 음악 미사 프로그램 -기타 반주 천사미사곡-    유무상통마을 2015/03/26 233 3065
10082  2015년 제 6차 안중근바보장학회 장학금 수여식    유무상통마을 2015/03/07 219 3051
10081  2015년 3월 축일,생신 잔치    유무상통마을 2015/03/02 244 2742
10080  故박순의(요안나) 어머님 장례미사  [1]  유무상통마을 2015/02/11 298 3080
10079  2015년 2월 축일,생신 잔치    유무상통마을 2015/02/02 221 2941
10078  2015년 1월 축일,생신 잔치    유무상통마을 2015/01/02 246 2913
 서북원신부-예수의길을 따라 민초들의땅으로 나아가는사람    유무상통마을 2014/12/30 217 2767
10076  서민 교수의 다음 글들을 보세요.    유무상통마을 2014/09/12 310 2740
10075  농민의날 주일 미사....  [1]  유무상통마을 2014/07/20 285 2618
10074  퇴임하시는 방구들장 신부님 관련 기사    밝은언덕 2014/06/16 239 3973
10073  새원장 신부님 환영하는 현수막 사진    유무상통마을 2014/06/14 256 2702
10072  '미리내 운동'을 아시는지요?    유무상통마을 2014/06/14 273 2719
10071  서북원 새원장 신부님과의 만남  [1]  유무상통마을 2014/06/12 301 3941
10070  교황, '국제 外交의 중심' 꿈꾼다  [1]  유무상통마을 2014/06/10 325 2852
10069  미국선 스쿨버스 서면, 뒷차·건너편 차 ‘무조건 정지’    유무상통마을 2014/06/09 393 2760
10068  세월호참사로 예비신학생 아들 잃은 정혜숙씨의 호소    유무상통마을 2014/06/09 387 2769
10067  세월호 가족 대표, 천주교 이용훈 주교 만나    유무상통마을 2014/06/09 347 3204
10066  세월호스러운! 너무도 세월호스러운!    유무상통마을 2014/06/09 354 2788
10065  적폐의 첫 단추는 ‘박정희’이다.  [1]  유무상통마을 2014/06/09 304 2721
10064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춘희 할머니 8일 별세    유무상통마을 2014/06/08 358 2979
10063  <세월호참사>검찰발표,침몰원인,믿어도 됩니까    유무상통마을 2014/06/08 321 3035
10062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유무상통마을 2014/06/08 300 2869
10061  서울시장의 '오로지'와 우리 법인의 '오로지'가 같아요!    유무상통마을 2014/06/07 347 3029
10060  “예수는 ‘보이는’ 하느님” - 장일순 선생의 종교관 2    유무상통마을 2014/06/06 272 2985
10059  처복과 차복    유무상통마을 2014/06/06 323 2886

    목록보기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1][2] 3 [4][5][6][7][8][9][10]..[255]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zero